고구마 먹다 죽을 뻔했다는 말,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고구마를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가 목이 꽉 막혀 가슴을 퉁퉁 친 기억, 한 번쯤은 있을 거다. 물 찾느라 허둥대고, 옆 사람은 웃고, 본인은 눈물이 찔끔 난다. 오죽하면 답답한 상황을 두고 "고구마 백 개 먹은 것 같다"는 말까지 생겼을까.

근데 "먹다 죽을 뻔했다"는 말이 그냥 농담만은 아니다. 고구마는 생각보다 목에 잘 걸리는 음식이고, 아이나 어르신에게는 실제로 위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맛있는 걸 안 먹을 수는 없으니, 막히지 않게 먹는 요령부터 챙겨 두자.
왜 유독 고구마가 막힐까
군고구마나 찐 밤고구마는 속이 포슬포슬하다. 맛은 좋은데 입안의 침을 금세 빨아들인다. 그 상태로 크게 삼키면 덩어리째 넘어가다 턱 걸린다. 배고플 때, 뜨거울 때 급하게 먹으면 더 그렇다.
막히지 않게 먹는 법은 단순하다

- 한 입은 작게, 천천히 씹는다.
- 물이나 우유를 옆에 두고 먹는다. 군고구마에 시원한 우유 한 모금, 그리고 김치 한 젓가락. 이 조합이 괜히 국민 간식이 된 게 아니다.
- 아이나 어르신께 드릴 땐 더 잘게 잘라 드린다.
- 숨이 막혀 말을 못 할 정도라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연락한다.
퍽퍽한 게 싫다면 호박고구마

고구마는 크게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로 나뉜다. 밤고구마가 이름처럼 밤같이 포슬포슬하다면, 호박고구마는 속이 진한 주황빛이고 촉촉하다. 잘 익은 걸 반으로 가르면 속살이 크림처럼 늘어지고,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될 만큼 부드럽다. 목 막히는 게 겁나는 사람, 아이 간식을 찾는 집이라면 호박고구마 쪽이 훨씬 편하다.
맛있게 굽는 법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이면 충분하다. 씻어서 물기를 닦고 통째로 넣어 200도 안팎에서 30~40분,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준다. 크기에 따라 시간은 더 걸릴 수 있으니 젓가락이 쑥 들어가는지 보면 된다. 다 구워질 무렵이면 껍질 틈으로 꿀이 흘러나와 바닥에 끈적하게 눌어붙는데, 그 부분이 제일 맛있다. 찜기에 쪄도 좋고, 남은 건 식혀 두었다가 차게 먹어도 쫀득하다.
고를 때 볼 것
껍질 색이 고르고 선명한 것, 겉에 깊은 상처나 싹이 없는 것을 고른다. 손으로 눌렀을 때 물렁하거나 끝이 까맣게 변한 건 피하는 게 좋다. 크기는 먹는 사람에 맞추면 된다. 아이 간식이나 한 끼 대용이면 한입 크기가, 여럿이 둘러앉아 구워 먹을 거면 큼직한 쪽이 낫다.
보관은 이렇게
생고구마는 냉장고에 넣지 않는 게 좋다. 차가운 데 두면 오히려 쉽게 상한다. 신문지에 싸서 서늘하고 바람 잘 드는 실온에 두면 된다. 씻지 않고 흙 묻은 채로 두는 쪽이 더 오래 간다.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게 고구마다. 천천히, 우유 한 잔 곁들여서. 그러면 막힐 일도 없고 훨씬 맛있다.
사진: AI로 만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