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맞는 워킹화 고르는 방법

얼마 전 오래 걷는 날에 평소 신던 운동화를 신고 나갔는데, 돌아올 때쯤 발가락 끝이 꽤 답답했다. 신발이 작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걸을 때는 느낌이 달랐다. 워킹화를 고를 때 디자인이나 쿠션감부터 보게 되지만, 오래 신을수록 중요한 건 발이 신발 안에서 편하게 움직이면서도 뒤꿈치는 안정적으로 잡히는지다.
걷는 장소와 시간을 먼저 떠올리기
집 근처 포장도로를 하루 30분 걷는 사람과 흙길을 두 시간 걷는 사람에게 필요한 신발은 조금 다르다. 평탄한 길이 대부분이라면 발에 잘 맞고 편안한 운동화도 충분할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도 걷기용 신발을 특정 종류로 한정하기보다 편안함, 적절한 지지력, 물집이 생기지 않는 착용감을 강조한다.
길이 울퉁불퉁하거나 비 오는 날에도 자주 걷는다면 밑창의 접지력과 신발 겉감도 함께 보자. 반대로 실내 러닝머신이나 동네 산책이 주된 용도라면 무겁고 단단한 신발이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매장에서 신발을 들었을 때의 무게보다 실제로 몇 분 걸었을 때 발이 편한지가 더 중요하다.
길이보다 발볼과 발가락 공간까지 확인하기
워킹화를 신었을 때 가장 긴 발가락과 신발 앞쪽 사이에는 대략 1cm 정도 여유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 가이즈 앤드 세인트토머스 병원의 신발 선택 안내에서도 이 정도 공간을 권한다. 다만 앞쪽만 넉넉하고 발 전체가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면 큰 신발일 수 있다. 끈을 묶고 걸었을 때 뒤꿈치가 들썩이지 않아야 한다.
발볼도 놓치기 쉽다. 발볼이 넓은 사람은 길이를 한 치수 올리기 전에 같은 길이의 넓은 발볼 제품을 신어 보는 편이 낫다. 길이만 늘리면 발가락은 편해져도 뒤꿈치가 헐거워질 수 있어서다. 새끼발가락 옆이나 발등이 눌리는 곳은 없는지, 발가락을 신발 안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지도 살펴보자. 발 모양은 양쪽이 조금 다를 수 있으니 두 발 모두 신고 확인하는 게 좋다.
매장에서는 서서 걷고 방향도 바꿔 보기
앉아서 신었을 때 편한 신발도 서서 체중을 실으면 다르게 느껴진다. 실제 걸을 때 신을 양말을 신고 끈을 평소처럼 묶은 뒤 매장 안을 몇 분 걸어 보자. 똑바로 걷기만 하지 말고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때 발이 앞으로 쏠리는지도 확인하면 좋다. 계단을 이용할 수 있다면 내려갈 때 발가락 끝이 닿지 않는지도 느껴 보자.
신발 뒤쪽을 손으로 눌러 보면 형태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 알 수 있다. 버크셔 헬스케어의 발 관리 안내는 뒤꿈치를 잡아 주는 부분과 조절 가능한 끈, 발가락 앞쪽에서 굽혀지는 밑창을 좋은 신발의 특징으로 꼽는다. 그렇다고 손으로 많이 접힌다는 이유만으로 편한 워킹화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신발을 신은 채 걸었을 때 발뒤꿈치가 안정적이고 발 앞쪽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지 함께 봐야 한다.
푹신함 하나로 결정하지 않기
처음 발을 넣었을 때 폭신한 신발은 마음에 들기 쉽다. 그런데 매장에서 잠깐 선 느낌과 오래 걸은 뒤의 느낌은 다를 수 있다. 쿠션이 두툼해도 발이 좌우로 흔들리거나 발등을 과하게 누르면 내 발에는 맞지 않는 신발이다. 반대로 밑창이 단단해 보여도 걸을 때 불편함이 없다면 무조건 제외할 이유는 없다.
같은 가격대의 두 켤레가 고민된다면 쿠션의 두께보다 압박되는 곳, 뒤꿈치의 움직임, 걸음이 자연스러운지를 비교해 보자. ‘신다 보면 늘어나겠지’ 싶은 부분이 있다면 다른 발볼이나 다른 형태를 신어 보는 게 마음 편하다. 새 신발을 산 뒤에는 짧은 산책부터 신고, 오래 걷는 날에 바로 투입하기보다 발에 닿는 느낌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이미 신는 워킹화도 가끔 살펴보기
지금 신는 신발의 밑창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보인다. 한쪽만 유난히 닳았거나 밑창이 매끈해졌다면 걸을 때 미끄럽지 않은지 확인할 때다. 겉모습이 멀쩡해도 안쪽 뒤꿈치 천이 닳아 발에 쓸리거나, 예전보다 발이 쉽게 불편해질 수도 있다. 사용 기간만으로 교체 시점을 딱 정하기보다 신발 상태와 착용감을 함께 보는 게 현실적이다.
워킹화는 남에게 인기 있는 모델보다 내 발과 걷는 길에 잘 맞는 한 켤레가 오래 손이 간다. 다음에 신발을 고를 때는 거울 앞에서 모양을 본 뒤, 끈을 묶고 매장 바닥을 조금 더 걸어보고 싶다. 그 몇 분이 집에 돌아오는 길의 발 느낌을 바꿀 수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