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전자기타 시작하는 방법, 장비 고르기부터 연습 루틴까지

얼마 전 지인이 전자기타를 사고 싶다며 악기 매장 사진을 잔뜩 보내왔습니다. 모양은 다 예쁜데 가격 차이는 크고, 앰프니 이펙터니 낯선 말도 많아서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전자기타는 처음 장비를 고를 때 욕심만 조금 줄여도 훨씬 편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싼 기타를 사야 오래 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손에 잘 맞고 관리가 쉬운 악기가 더 중요합니다. 20만 원대 입문용부터 60만 원 안팎의 중급 입문 모델까지 선택지는 꽤 넓고, 여기에 앰프와 케이블, 튜너까지 더하면 예산이 금방 올라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와 ‘집에서 얼마나 크게 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전자기타 처음 살 때 보는 방법
전자기타는 크게 바디 모양, 픽업 종류, 넥 감각을 보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바디 모양은 취향이 많이 반영되지만, 앉아서 연습할 시간이 많다면 허벅지에 안정적으로 올라오는지가 은근히 중요합니다. 매장에서 직접 들어봤을 때 어깨가 불편하거나 넥이 자꾸 앞으로 쏠리면 오래 연습하기 어렵습니다.
픽업은 기타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부품입니다. 싱글 픽업은 맑고 가벼운 소리가 잘 나서 팝, 펑크, 인디 음악에 잘 어울립니다. 험버커 픽업은 출력이 강하고 두꺼운 소리가 나서 록, 메탈, 하드한 장르에 자주 쓰입니다. 다만 장르가 딱 나뉘는 건 아닙니다. 요즘 입문용 기타는 픽업 조합이 다양해서 하나로 여러 스타일을 연습하기에도 괜찮습니다.
- 가벼운 팝, 시티팝, 인디를 좋아한다면 싱글 픽업 계열
- 록, 펑크록, 메탈 리프를 치고 싶다면 험버커 계열
- 취향이 아직 애매하다면 싱글과 험버커가 섞인 모델
넥은 손이 닿는 시간이 가장 많은 부분입니다. 손이 작은 편이라면 넥이 너무 두껍지 않은 모델이 편하고, 손가락 힘이 아직 약하다면 줄 높이가 낮게 세팅된 기타가 좋습니다. 새 기타라도 세팅 상태가 좋지 않으면 코드 잡기가 훨씬 힘들어집니다. 구매할 때 줄 높이, 버징, 튜닝 안정성을 매장 직원에게 확인해달라고 말하면 초보자도 큰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앰프와 주변 장비는 어디까지 필요할까
전자기타는 기타만 있다고 소리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기타, 앰프, 케이블, 피크, 튜너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연습한다면 큰 앰프보다 헤드폰 연결이 되는 소형 앰프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더 실용적일 때가 많습니다.
입문용 소형 앰프는 보통 10만 원 안팎에서도 고를 수 있습니다. 방 안에서 연습하기에는 10와트 정도도 충분한 편입니다. 사실 아파트나 원룸에서는 볼륨을 2나 3 이상 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출력보다 헤드폰 단자, AUX 입력, 기본 드라이브 사운드가 있는지를 보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피크는 두께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0.6mm 안팎은 스트로크가 편하고, 0.8mm에서 1.0mm 정도는 리프나 솔로 연습에 안정적입니다. 처음에는 여러 두께를 몇 장씩 사서 직접 써보는 게 좋습니다. 피크 하나 가격은 보통 몇백 원에서 천 원대라 부담도 적습니다.
- 필수 장비: 기타, 앰프, 케이블, 피크, 튜너
- 있으면 편한 장비: 기타 스탠드, 스트랩, 여분 줄, 줄감개
- 나중에 사도 되는 장비: 이펙터, 페달보드, 고급 케이블
전자기타를 시작하자마자 이펙터를 여러 개 사는 경우도 있는데, 초반에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소리는 화려해지지만 손가락이 내는 기본 음이 흐려질 수 있거든요. 코드가 깨끗하게 울리고 박자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앰프 기본 톤만으로도 배울 게 충분합니다.
초보자가 먼저 연습하면 좋은 순서
전자기타 연습은 좋아하는 곡부터 치는 게 재미있지만, 너무 어려운 곡으로 시작하면 금방 지칩니다. 처음 2주 정도는 손가락이 아프고 소리가 지저분하게 나는 시기라서, 짧고 반복적인 연습을 꾸준히 가져가는 게 낫습니다. 하루 20분이라도 매일 치는 사람이 주말에 3시간 몰아서 치는 사람보다 손이 빨리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튜닝부터 익혀야 합니다. 기타는 생각보다 자주 음이 틀어집니다. 특히 새 줄은 늘어나는 과정이 있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튜닝이 바뀔 수 있습니다. 튜너를 켜고 6번 줄부터 E, A, D, G, B, E 순서로 맞추는 습관을 들이면 귀도 조금씩 트입니다.
그다음은 오픈 코드입니다. E, A, D, G, C, Em, Am 정도만 익혀도 칠 수 있는 곡이 꽤 많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코드를 외우려고 하기보다 손가락 모양이 비슷한 코드끼리 묶어서 연습하면 덜 헷갈립니다. 예를 들어 E와 Em, A와 Am은 손가락 하나 차이라서 비교하기 좋습니다.
- 1단계: 튜닝과 피크 잡는 법 익히기
- 2단계: 오픈 코드 6~7개 연습하기
- 3단계: 다운 스트로크로 박자 맞추기
- 4단계: 쉬운 리프 한두 개 반복하기
- 5단계: 좋아하는 곡의 쉬운 버전 따라 치기
근데 여기서 많이 막히는 부분이 바레 코드입니다. 검지로 여러 줄을 누르는 F 코드 같은 것들이죠. 이건 초반에 잘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손가락 힘보다 각도와 위치가 더 중요해서, 손목을 과하게 꺾기보다 엄지 위치를 조금씩 바꿔보며 소리가 나는 지점을 찾는 편이 좋습니다.
연습이 오래 가는 사람들의 작은 습관
전자기타는 장비보다 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기타를 케이스에 넣어두면 꺼내는 것부터 일이 됩니다. 반대로 스탠드에 세워두면 지나가다가 5분이라도 잡게 됩니다. 실제로 초보자에게는 이 5분이 꽤 큽니다. 손끝 굳은살도 자주 만져야 생기고, 피킹 감각도 짧게라도 반복해야 익숙해집니다.
연습할 때는 스마트폰 녹음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칠 때는 괜찮게 들렸는데 녹음해서 들어보면 박자가 앞서거나 코드 전환 때 소리가 비는 게 바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민망하지만, 일주일 단위로 들어보면 실력이 변하는 게 꽤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메트로놈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속도를 빠르게 올리는 것보다 느린 템포에서 정확히 치는 게 실력에 더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60BPM에서 4번 정확히 다운 피킹을 치고, 그다음 70BPM, 80BPM으로 올리는 방식입니다. 빠른 곡을 대충 따라 치는 것보다 느린 박자를 안정적으로 맞추는 쪽이 나중에 훨씬 힘을 발휘합니다.
줄 교체는 보통 1~3개월 사이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손땀이 많거나 매일 연습한다면 더 빨리 갈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줄이 검게 변하고, 손가락에 걸리는 느낌이 나거나, 튜닝이 자꾸 불안하면 교체 시기가 온 겁니다. 새 줄로 바꾸면 소리가 밝아지고 손맛도 달라져서 연습 의욕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산별로 현실적인 선택하는 방법
예산이 30만 원 안팎이라면 중고 기타와 새 소형 앰프 조합도 괜찮습니다. 다만 중고는 넥 휨, 프렛 마모, 전자부 노이즈를 확인해야 해서 완전 초보자 혼자 고르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주변에 기타를 조금 아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보는 게 좋고, 아니면 매장에서 세팅까지 받을 수 있는 새 제품이 마음 편합니다.
50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까지 생각한다면 선택지가 훨씬 넓어집니다. 이 가격대에서는 기타 본체에 예산을 조금 더 쓰고, 앰프는 기본형으로 시작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손에 잘 맞는 기타는 오래 남지만, 앰프와 이펙터는 취향이 생기면서 바꾸는 일이 많습니다.
처음 전자기타를 고를 때 가장 피하고 싶은 건 ‘너무 복잡해서 시작을 미루는 것’입니다. 완벽한 장비 조합을 찾다 보면 한 달이 금방 지나갑니다. 적당한 기타, 작은 앰프, 피크 몇 장이면 이미 시작할 조건은 충분합니다. 좋아하는 곡의 한 소절을 천천히 따라 치다 보면 장비 설명서보다 손이 먼저 알려주는 것들이 생깁니다. 저는 그 순간부터 전자기타가 진짜 재미있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