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면제한도 헷갈리지 않고 계산하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결혼 준비를 하면서 부모님이 보태주시는 돈에 세금이 붙는지 묻더라고요. 주변에서도 “자녀에게 5천만 원까지는 괜찮다”, “결혼하면 1억 5천만 원까지 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조건을 봐야 합니다.
증여세면제한도라고 흔히 부르지만, 세법에서는 보통 증여재산공제라고 표현합니다. 받은 재산에서 일정 금액을 빼주고, 남는 금액에 증여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에요. 2026년 기준으로 봐도 큰 틀은 10년 합산, 받는 사람 기준, 관계별 한도 이 세 가지를 먼저 잡으면 훨씬 덜 헷갈립니다.
증여세면제한도는 1번 한도가 아니라 10년 누적 한도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10년입니다. 예를 들어 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2026년에 3천만 원을 받고, 2028년에 다시 3천만 원을 받으면 두 번째 증여 때는 총 6천만 원으로 봅니다. 성년 자녀의 기본 공제는 5천만 원이니, 초과한 1천만 원이 과세 대상이 되는 식입니다.
이 한도는 증여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부모님이 각각 따로 주면 5천만 원씩 총 1억 원까지 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직계존속에게 받은 금액은 10년 동안 합쳐서 봐야 합니다. 부모, 조부모에게 나눠 받는 경우도 전체 흐름을 같이 체크해야 나중에 신고 때 당황하지 않습니다.
관계별 기본 한도는 이렇게 보면 편합니다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 증여재산공제는 관계에 따라 금액이 다릅니다. 배우자 사이가 가장 크고, 부모와 자녀처럼 직계 관계는 그보다 작습니다. 친구나 지인처럼 친족이 아닌 사람에게 받는 돈은 별도 공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배우자에게 받는 경우: 10년 합산 6억 원
- 부모, 조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성년자가 받는 경우: 10년 합산 5천만 원
- 부모, 조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미성년자가 받는 경우: 10년 합산 2천만 원
- 자녀, 손자녀 등 직계비속에게 받는 경우: 10년 합산 5천만 원
- 형제자매, 사위, 며느리 등 기타 친족에게 받는 경우: 10년 합산 1천만 원
- 친족이 아닌 사람에게 받는 경우: 공제 없음
여기서 미성년자는 만 19세 미만을 말합니다. 아이 이름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어 장기 투자해주려는 집도 많은데, 미성년 자녀는 5천만 원이 아니라 2천만 원이라는 점을 먼저 봐야 합니다. 금액이 작아 보여도 10년 동안 여러 번 넣으면 금방 한도를 넘을 수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이 있으면 추가 1억 원을 볼 수 있습니다
2024년부터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가 생기면서, 직계존속에게 받는 재산은 조건이 맞을 때 최대 1억 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받는 기본 5천만 원에 이 추가 공제 1억 원을 더하면, 조건 충족 시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세금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만 아무 때나 되는 건 아닙니다. 혼인은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 출산은 자녀 출생일 또는 입양신고일 후 2년 이내 증여가 기준입니다. 출산의 경우에는 출생일 전에 받은 돈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 시점이 꽤 중요합니다.
또 하나, 혼인과 출산을 각각 1억 원씩 따로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수증자 기준으로 평생 통합 1억 원 한도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할 때 7천만 원을 추가 공제로 썼다면, 나중에 출산 관련으로 남은 3천만 원만 더 활용하는 식입니다.
실제 계산은 공제 후 남은 금액에 세율을 곱합니다
예를 들어 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결혼 시점에 2억 원을 받는다고 해볼게요.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이고 다른 요건도 맞는다면 기본 5천만 원과 혼인·출산 추가 공제 1억 원을 더해 총 1억 5천만 원을 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세표준은 5천만 원입니다.
증여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1억 원 이하는 10%, 1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는 20%에 누진공제 1천만 원,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는 30%에 누진공제 6천만 원이 적용됩니다. 더 큰 금액은 40%, 50% 구간까지 올라갑니다.
위 사례처럼 과세표준이 5천만 원이면 산출세액은 500만 원입니다. 여기에 기한 안에 신고하면 신고세액공제 3%를 적용받을 수 있어 실제 납부액은 조금 줄어듭니다. 반대로 신고를 놓치면 가산세가 붙을 수 있으니, 증여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라는 신고 기한은 달력에 표시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증여 전에 꼭 확인할 부분
현금은 금액이 분명해서 계산이 비교적 쉽지만, 부동산이나 주식은 평가액이 문제입니다. 특히 비상장주식, 아파트 분양권, 부담부증여처럼 채무가 섞인 경우에는 단순히 계좌이체 금액만 보고 판단하면 실제 세금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끼리 빌려준 돈”이라고 해도 차용증, 이자 지급, 상환 내역이 부족하면 증여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금액이 수천만 원 이상이면 처음부터 증여인지 대여인지 성격을 분명히 해두는 게 낫습니다. 나중에 설명하려면 훨씬 피곤해집니다.
제가 주변 사례를 보면서 느낀 건, 증여세면제한도 자체보다 기록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10년 동안 누가, 언제, 얼마를 줬는지 표 하나로 남겨두면 판단이 꽤 쉬워집니다. 특히 결혼 자금이나 자녀 투자금처럼 여러 가족이 조금씩 보태는 상황에서는 처음부터 날짜와 금액을 적어두는 집이 훨씬 덜 흔들립니다.
참고로 이 글은 2026년 7월 기준 국세청의 증여재산공제 안내와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 설명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세법은 바뀔 수 있으니 큰 금액을 움직이기 전에는 국세청 안내 페이지(https://www.nts.go.kr)나 세무 전문가에게 현재 기준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