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쓰는법, 가족·지인 돈거래 전에 이렇게 적으면 덜 불안합니다

얼마 전 지인이 가족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우리 사이에 차용증까지 써야 하나?” 하고 묻더라고요. 근데 솔직히 돈거래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애매해집니다. 처음엔 서로 믿고 시작했는데, 몇 달 지나면 언제 갚기로 했는지, 이자는 있었는지, 일부를 갚은 건지 기억이 조금씩 달라지거든요.
차용증은 상대를 의심해서 쓰는 종이가 아니라, 서로의 기억을 같은 곳에 묶어두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금액이 50만 원이든 1,000만 원이든 돈이 오간 사실과 갚는 조건을 남겨두면 나중에 말이 훨씬 줄어듭니다.
차용증에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
차용증쓰는법에서 제일 중요한 건 멋진 문장이 아니라 빠진 내용이 없게 적는 겁니다. 법에서 정한 단 하나의 고정 양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도 금전거래 당사자, 금액, 이자, 변제기 같은 내용을 명확히 남기는 것을 안내합니다.
- 빌려주는 사람 이름, 주소, 연락처
- 빌리는 사람 이름, 주소, 연락처
- 빌린 금액
- 돈을 빌려준 날짜
- 갚을 날짜
- 이자 여부와 이율
- 상환 방법
- 서명 또는 날인
예를 들어 “김민수는 박지현에게 2026년 10월 11일 금 5,000,000원을 빌렸고, 2027년 4월 10일까지 박지현 명의 계좌로 전액 변제한다”처럼 쓰면 훨씬 분명합니다. 숫자만 쓰기보다 “금 오백만 원정”처럼 한글 금액을 함께 적으면 나중에 금액을 고쳐 쓰기 어렵습니다.
이자와 갚는 날짜는 흐릿하게 쓰면 손해입니다
돈거래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부분이 이자입니다. “조금 챙겨줄게”, “나중에 얹어서 줄게” 같은 말은 친할 때는 편하지만, 막상 문제가 생기면 기준이 없습니다. 이자를 받기로 했다면 연 몇 퍼센트인지, 매달 지급인지, 만기 때 원금과 함께 지급인지까지 적는 편이 좋습니다.
개인 간 금전거래에서도 이자는 마음대로 높게 정할 수 없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되는 이자제한법 기준상 일반적인 개인 간 금전대차의 최고이자율은 연 20%를 넘을 수 없습니다. 이를 넘는 부분은 효력이 제한될 수 있으니, 높은 이자를 적어두는 방식은 오히려 분쟁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갚는 날짜도 “여유 될 때”, “가능하면 빨리”처럼 쓰면 곤란합니다. 2027년 3월 31일처럼 날짜를 박아두는 게 좋고, 나눠 갚기로 했다면 “매월 25일 50만 원씩 10회”처럼 횟수와 금액을 같이 적어야 합니다.
돈을 건넨 증거도 같이 남겨야 합니다
차용증만 있고 실제로 돈이 오간 흔적이 약하면 나중에 설명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현금보다 계좌이체가 낫습니다. 이체할 때 메모에 “대여금”, “차용금”처럼 남겨두면 거래 성격을 설명하기 쉽습니다.
현금으로 건넸다면 차용증에 “현금으로 수령함”이라고 적고, 받는 사람이 직접 서명하는 편이 좋습니다. 큰 금액이라면 돈을 인출한 내역, 전달 당시 문자나 메시지, 통화 녹음 가능 여부도 함께 챙기면 좋습니다. 물론 녹음은 상황과 방식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불안하면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공증은 언제 생각하면 좋을까요
차용증은 공증을 하지 않아도 작성자와 내용이 분명하고 실제 돈거래가 있었다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금액이 크거나, 상대방의 상환 가능성이 불안하거나, 이미 한 번 약속을 어긴 적이 있다면 공증을 고민할 만합니다.
공증에는 이미 작성한 차용증을 인증받는 방식과, 공증사무소에서 공정증서로 작성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강제집행을 받아들이는 취지의 공정증서가 있으면, 일정한 경우 별도 소송 없이 강제집행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서류를 더 근사하게 만드는 절차” 정도로만 보면 안 됩니다.
공증을 하러 갈 때는 보통 신분증, 도장, 차용증 등이 필요하고, 대리인이 가는 경우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 같은 서류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실제 준비물은 공증사무소마다 안내 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어 방문 전에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간단한 차용증 예시
아래처럼 기본 틀을 잡으면 처음 쓰는 사람도 크게 헤매지 않습니다. 실제 상황에 맞게 금액, 날짜, 이자, 상환 방법을 바꾸면 됩니다.
차용증
채권자: 홍길동, 생년월일 1990년 1월 1일, 주소 서울특별시 ○○구 ○○로 ○○
채무자: 김영희, 생년월일 1992년 2월 2일, 주소 서울특별시 ○○구 ○○로 ○○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2026년 10월 11일 금 10,000,000원, 금 일천만 원정을 차용하였다.
채무자는 위 금액을 2027년 10월 10일까지 채권자 명의 계좌로 변제한다.
이자는 연 5%로 하며, 변제일에 원금과 함께 지급한다.
채무자가 기한 내 변제하지 않을 경우 지연손해금은 연 ○%로 한다.
작성일: 2026년 10월 11일
채권자 서명 또는 날인
채무자 서명 또는 날인
여기서 지연손해금까지 넣고 싶다면 이자와 합쳐 과도한 수준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또 돈을 다 갚은 뒤에는 채무자가 차용증 원본을 돌려받고, 채권자에게 영수증이나 변제 확인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돈을 빌려줄 때만 서류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다 갚았다는 흔적도 꽤 중요하거든요.
가까운 사이의 돈거래일수록 말로만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서류 한 장이 관계를 차갑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중의 오해를 줄여주는 완충재가 될 때가 많습니다. 차용증을 쓰자고 말하기 어색하다면 “서로 기억 헷갈리지 않게 간단히 남기자” 정도로 꺼내도 충분합니다.
